“512MB요? 정말 제대로 쓸려면 4GB는 있어야 됩니다. MS가 박스에 제시하는 최소사양 메모리는 정말 현실적이지 않습니다.(really isn’t realistic)”
지난 20일 해외 IT 매체 ‘컴퓨터월드(http://www.computerworld.com)’가 보도한 윈도 비스타 시스템 메모리 기사가 미국·중국·일본 등 전 세계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컴퓨터월드는 데이비드 쇼트(David Short) IBM 글로벌 서비스 부문 고문과의 인터뷰 기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는 최소 사양, 특히 시스템 메모리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제기했다. 데이비드 쇼트 고문은 “MS가 박스에 표시해 둔 최소 RAM 요구사양은 정말 현실적이지 않다”며 “사용자들이 비스타의 최적 성능을 맛보기 위해선 4GB는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512MB로는 어떤 경우라도 분명히 ‘윈도 XP’ 이하의 성능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현재 MS는 차세대 사용자 인터페이스인 ‘에어로(Aero)’가 시스템 메모리 1GB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512MB라도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윈도 XP의 경우 2GB 정도가 되면 스위트 스팟(sweet spot)에 이르는데, 비스타의 경우 4GB는 돼야 해탈의 경지(Nirvana)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스위트 스팟이란 골프채, 테니스 라켓, 야구 배트 등에서 공이 가장 효과적으로 쳐지는 최적의 지점을 의미하는 단어다.
쇼트 고문은 이러한 현상이 새로 도입된 윈도 슈퍼페치(Windows SuperFetch) 기능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슈퍼페치란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 자주 사용한 데이터를 메모리에 저장해 뒀다가 언제든지 중앙처리장치(CPU)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처리 속도를 높인 기능이다. 프로그램 실행 명령을 내리면 하드디스크에서 읽어오는 과정을 생략하고 사용자 패턴에 따라 자주 쓰는 프로그램을 메모리에 미리 ‘대기’시켜 놓는 것으로 생각하면 쉽다. 이에 따라 슈퍼페치 기능이 한 애플리케이션의 특정시간 실행에 관여한다면 ‘메모리’를 사용하게 되고, 결국 메모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애플리케이션 응답속도가 빨라진다는 설명이다.
<세계일보 2006년 10월 30일 ‘윈도 비스타, 2GB 메모리 필요할 것’ 기사 참조>
이에 앞서 최근 물러난 케빈 롤린스(Kevin Rollins) 델 CEO는 지난해 말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MS가 1GB를 추천 사양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2GB는 돼야 최적 환경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MS는 최근 윈도 비스타 데모에서 4GB 메모리를 장착한 PC를 사용하는 등 시스템 메모리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듯 보인다. 컴퓨터월드는 업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최근 실시한 비스타 시연에서 4GB 메모리를 사용했더니, 성능이 매우 인상적 이었으며, 관객들의 반응도 놀라웠다”고 전했다.
윈도 95는 시스템 메모리로 4~8MB가 주류일 때 시장에 나왔으며, 윈도 XP는 128MB~256MB가 주류일 때 시장에 공개됐다. 당시 ‘윈도’는 시스템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촉발시키는 계기를 마련했었다. 관련 업계는 윈도 비스타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올해 말 전 세계 평균 시스템 메모리 량이 1.1GB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